신앙, 선덕여왕, 그리고 프로젝트 기획2009/09/02 10:00
석사과정을 마치고 회사로 돌아와 처음 맡은 프로젝트.
공부를 할 때는 그렇게도 '난 역시 서비스 만드는게 적성에 맞아'라는
생각이 머리에서 떠나지 않아 다시 직장에 돌아왔고,
또 한참 분석/전략 업무를 하다가 '난 역시 눈에 보이는 산출물을 내는걸 원해'라고 하면서
프로젝트를 맡을 수 있는 조직으로 이동했다.
그런데 밤새 상세설계서 작업을 마치고 나니,
갈길이 험난 하구나.
내 맘과는 같지 않은 다른 사람의 마음.
특히 의사결정자분들의 마음.
처음 얘기와 달라지는 태도, 지연되는 일정,
나 스스로 자꾸 양치기 소녀가 되는 듯한 괴로움.
연구실에서 홀로 논문을 쓸 때와는
또 다른 어려움들을 직면하게 되면서,
그 어려움 속에서 또 한번 그분을 찾게 된다.
내 맘대로 할 수 있는 없는 것들이 많음을,
'모든 것을 합하여 선을 이루신다'는 그분께 기대어 의지할 수 밖에 없는,
난 나약한 인간임을 새삼 느낀다.
그리고 어제 요즘 몰입해서 보고 있는 드라마 '선덕여왕'에서
덕만 공주가 자신이 미실을 이길 수 있는 장점을 들었던 그 것.
'사람들의 말을 듣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얘기도 맘에 와 닿았다.
서비스의 모양새, 방향성을 두고 많은 이들이 하는 말들을
(특히 여러 조직의 의사결정자분들이 하시는 말씀들 -.-)
그냥 내가 일개 과장이여서가 아니라,
'그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들으면서, 그들의 질문에 대답하면서'
나 스스로 강하게 키워가고, 또 서비스에 대한 고민을 다양한 방식으로 키워가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물론 그들과 나는 참 다른 입장에 있을 때도,
관점 자체가 달라서 답답할 때도 많지만,
그런 상황에 놓이는 것이 스트레스 받는다고,
이견이 있는 자리, 토론하는 자리 자체를 피하려고 해서는 안된다.
혹은 '몰라 몰라 듣기 지쳤고, 그냥 시키는대로나 하지 뭐'라고 자포자기 해서는 안된다.
p.s
다음번에 프로젝트를 하면, 꼭 사전에 점검해야 할 것들.
- 상위기획서 중 메인 기능/서비스에 변화를 주는 것은 되도록 상세한 수준에서 꼭 컨펌 받기
- 상세설계서 Peer 리뷰자에 중요한 개발/운영 조직장 빼먹지 않고 추가하기

